이정호 시인 첫 시집 ‘추억은 바람처럼 오지 않는다’ 표지 및 작가 사진
서울--(뉴스와이어)--인천에 거주하는 이정호 시인의 첫 시집 ‘추억은 바람처럼 오지 않는다’(시사문단 그림과책)가 출간됐다.
출판사 대표 손근호 시인은 시집을 통해 “‘흘러간 시간을 향해 띄우는 한 통의 편지와 같다’는 이정호 시인의 시집은 그의 어린 시절의 향수, 부모님에 대한 사랑, 빛바랜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어 색칠하듯 시어들을 그려놓았다. ‘추억은 바람처럼 오지 않는다’는 시인의 사진과 어우러진 시집으로, 이정호 시인은 생명력과 존재의 신비를 성찰하고 감각을 일깨우는 삶의 본질을 탐구하는 시인이다. 이정호 시인은 대한적십자사 헌혈명예장을 수상했고, 49일 동안 2002년 백두대간을 단독 종주한 바 있다. 삶과 철저한 고뇌를 통한 그의 시심이 이 한 권에 들어가 있다”고 해설했다.
이정호 시인은 자서/에필로그를 통해 “꿈은 거대하지 않아도 되며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거나 화려하지 않아도 된다. 우리가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꿈도 절대 우리를 포기하지 않을 거야. 선인장 단모환처럼 서두르거나 조바심 내지 않고,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속상해하거나 좌절하지 않는다면 너희 모두의 꿈에서도 예쁜 향기를 품은 꽃이 피어날 거야”라고 자서의 내용을 인용하며 “시를 품은 지 34년이 지나 월간 시사문단을 통해 등단하고 다시 4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그림과책을 통해 첫 시집 ‘추억은 바람처럼 오지 않는다’가 세상에 꽃을 피웠다. 단모환 꽃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또한 향기가 나지도 않지만, 읽는 분들의 가슴속에 작은 봄의 씨앗이 자랄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길 희망한다”고 시집 출간에 대한 감회를 드러냈다.
저자 소개
아호: 청담淸談
월간 ‘시사문단’시로 등단(2022년 2월호)
한국시사문단작가협회 회원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예술인 작가
한국시사문단낭송가협회 회원
빈여백 동인
대한적십자사 헌혈명예장 수상
2002년 백두대간 단독 종주(49일)
제20호 ‘봄의 손짓’ 공저(2025)
제14회 북한강문학제 문학과사진전(2024)
책 속으로
고향 가는 길
굽이굽이 비탈진 고갯길
구멍 난 고무신 발자국마다
뽀얀 흙먼지
빛바랜 사진 속처럼
봄이면
남실바람 한가히 스치던
자작나무 숲 모퉁이를 돌아
여름이면
풀피리 불며 물장난치던 우물가
늘어진 수양버들 아래에서
잠시 숨을 고른다
가을이면
핏빛 가득한 계집아이 입술처럼 고운
여귀꽃 지천이던
담장 길 따라가다 보면
겨울이면
엉성한 사립문 안
눈 쌓인 마당에
꼬맹이 재잘대던 고향집에 닿을까
에필로그
이정호 시인의 에필로그
강원도 원주의 한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나는 스무 살이 되기 전부터 학업과 직장을 위해 도시에서 살아왔다. 산과 들이 맞닿고 흙길을 따라 바람이 지나가던 고향을 떠난 뒤, 오랜 세월 도시의 빛과 소음을 접하면서 마음 한편에는 늘 어린 날의 시골 풍경이 남아 있었다. 지나간 시간은 영원히 사라진 것이 아니라, 어느 날 문득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 오거나 풀벌레 울음소리와 함께 기억의 문을 두드리곤 했다.
어린 시절의 고향은 특별한 곳은 아니었다. 요즘 도시 생활에서는 낯설기도 하지만 당시 시골에서 흔한 장작불이 타오르던 아궁이, 처마 끝으로 떨어지던 빗물, 친구들과 뛰놀던 들판. 그때는 너무 평범해서 소중한 줄 몰랐던 일상들이 세월이 흐른 뒤에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이 되어 버렸다. 나는 서서히 기억 속에서 사라지는 빛바랜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어 색칠을 하며 하나하나의 장면들 속에 시어들을 그려 넣는다.
이 시집에서 고향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다. 어린 시절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며, 바람과 비, 꽃과 나무들과 함께 살아 있는 마음의 자리다. 고향을 향한 그리움은 자연스럽게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으로 이어진다. 어머니의 밥 짓는 냄새와 아버지의 깊은 한숨, 저녁이면 굴뚝에서 피어오르던 연기처럼 부모님의 흔적은 오래된 풍경 속에 남아 있다.
그리움은 다시 어느 순간에 사랑으로 이어진다. 외로움과 기다림, 지나간 사랑과 아직 남아 있는 마음이 계절과 자연과 함께 스며든다. 가을비 한 줄기에도 마음이 젖고, 담장 아래 좁쌀만 한 여귀꽃 하나에도 오래된 기억이 내려앉으며, 바람 한 줄기에도 빛바랜 그리움이 실려 온다.
이 첫 시집은 그렇게 흘러간 시간을 향해 띄우는 한 통의 편지와 같다. 지금은 너무나 변해버린 고향으로 보내는 편지이자, 어린 날의 자신과 부모님, 그리고 사랑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조용한 마음의 인사이다.
세월은 많은 것을 지웠지만 모든 것을 지우지는 못했다. 사라진 추억은 기억이 되었고, 지나간 사랑은 그리움이 되어 다시 꽃피우며, 마침내 한 편의 아름다운 시로 태어났다.
이 책의 시들이 누군가의 마음에 조용히 잊고 살았던 자신의 고향과 한때의 사랑, 그리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어느 따뜻한 시절의 들녘을 떠올리게 하기를 바란다. 그리움이 시가 되는 순간, 지나간 시간은 비로소 우리 곁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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